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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경기문화재연구원장 2022-09-19 14:47:42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22   |   추천  6

“문화유산 보존·활용 통해 경기도 정체성 세우기 앞장”

 

이지훈 경기문화재연구원장


 

문화재는 인류 문화활동의 산물이자 한 나라의 정체성이 담긴 자산이다. 옛 조상이 남긴 유적과 유물을 통해 우리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당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에 힘쓰며 지역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이가 있다. 올해 1월 경기문화재연구원장에 부임한 이지훈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이 원장은 1998년 대학원을 졸업한 그해 ‘경기도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에 위촉돼 경기도의 역사를 책으로 펴내는 작업에 참여했다. 1990년대 중반은 지방자치제도가 본격화되면서 지역학이 태동하던 시기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자체에서 향토 역사와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경기도도 고유의 지역학인 ‘경기학’을 정립하기에 나섰는데, 그 첫 단추가 바로 경기도사였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도 역사를 총망라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죠. 이 책을 계기로 경기학이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기도청 조직으로 출범한 편찬위가 2003년 경기문화재단에 위탁되자 이 원장의 소속도 재단으로 변경됐다. 총 10년에 걸친 경기도사 편찬은 2009년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그는 다음 해 재단 경기학연구실(현 경기학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문화재연구원장 취임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이곳에 있었고, 2017년 7월부터는 경기학센터장을 역임했다. “‘경기’라는 단어 자체가 ‘서울의 주변’이라는 뜻입니다. 그간 경기도는 수도 서울의 발전을 떠받치는 역할에 머물 뿐 자기주도적 발전을 이루기 어려웠어요. 주변부성을 극복하고 도내 31개 시군을 아우르는 공동체로서 경기도의 정체성을 되찾자는 것이 경기학의 기조입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경기학센터에서 진행했죠.”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경기문화재연구원은 1999년 ‘기전매장문화재연구원’이라는 명칭의 경기문화재단 부설기관으로 출발했다. 무분별한 도시 개발 때문에 매장문화재가 훼손되는 사고를 방지하려면 시공 전 문화유적 발굴 조사를 수행할 전담기관이 필요하다. 연구원은 문화재 지표 조사를 통해 유물을 발굴하고, 발굴한 유물을 보존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도내 900여개에 달하는 경기도 지정문화재에 대한 돌봄(유지보수) 사업 역시 연구원의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유산을 활용한 여러 가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세계문화유산이다. 연구원은 2014년 6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경험을 살려 지금은 북한산성과 한양도성, 비무장지대(DMZ)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또 성군 정조의 철학을 보여주는 수원화성 주변의 저수지와 군사 시설 등을 한데 묶어 ‘정조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 등재된 수원화성에 더해 시설물까지 세계문화유산 확대 지정을 받는 것이 목표다.

우리 문화재를 지키고 가꾸는 것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과 개발이익이 상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년간 언론에 오르내렸던 인천 검단신도시의 일명 ‘왕릉뷰 아파트’ 논란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왕릉’은 조선 인조의 양친 원종과 인헌왕후의 무덤 ‘김포 장릉’을 뜻한다. 이 장릉은 왕릉이 건너편 계양산을 바라보는 특유의 풍수지리적 경관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건설사가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없이 경관을 해치는 위치에 아파트를 지어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화재청과 법적 공방을 벌였다.

경기도 또한 문화재 보존과 개발이익 간 충돌 지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두 가치를 조율할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 원장의 견해가 궁금했다. “문화유산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중요한 가치인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문화재로 인해 인근 주민이 겪는 고통과 불편함을 간단히 무시해도 되는 문제로 치부해서도 안 됩니다. 문화유산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을 때 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거든요. 비슷한 갈등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문화재 행정을 좀 더 세심하게 보완하고,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동안 경기문화재연구원은 통상 고고학자나 국립중앙박물관 출신 관료 등 외부 인사를 원장에 기용해왔다. 경기문화재단 내부 인사가 연구원의 수장으로 승진한 사례는 이 원장이 처음이다. 그는 실원(室員) 시절부터 몸담은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를 기반으로 조직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원에는 문화재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다 모여 있습니다. 이들이 좋은 여건에서 간섭 없이 역량을 발휘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책무입니다. 연구원이 잘돼야 경기도의 문화유산이 도민 여러분께 더욱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이석철 학생기자

사진=최윤원 기자

 

[출처] 이지훈 경기문화재연구원장|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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