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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의 소유였다가 그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 2022-09-19 14:38:41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09   |   추천  7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의 소유였다가 그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인정돼 건물을 철거할 필요가 없다

 

김정범 법무법인 민우 변호사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A는 자기 소유 이 사건 토지 위에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후 사망하였고, 그의 부인 B와 자녀들인 피고들 등 공동상속인들은 이 사건 토지를 B의 단독 소유로 한다는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다. 이후 B는 이 사건 토지를 피고1에게 증여하였고, 이후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다.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와 토지 위에 있는 건물의 철거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서 피고들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여 보유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철거 및 인도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원심은 건물의 소유자 등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인이었다가 변경된 경우여야 함을 전제로 하여, B가 피고1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할 당시 토지소유자였던 B가 이사건 건물의 상속지분에 따른 공유자 중 1인에 불과하여 이 사건 토지(B의 단독소유)와 건물(B를 포함한 다수의 공유자 소유)이 동일인에게 속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상고한 것이다.

피고들이 주장하는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받아들여질까?



지상권은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건물이나 기타 공작물, 수목 등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로 계약에 의하여 성립하며 등기를 해야 비로소 용익물권으로 대항력을 갖는다(민법 제279조). 토지를 임차하더라도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지상권은 물권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효력(배타적 효력과 대항력)을 갖게 된다. 타인의 토지위에 건물 기타 지상물이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는 건물 등의 소유자에게 그 철거를 구하거나 건물 등을 유지하는 대가로 일정한 임료를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건물 등의 소유자는 토지의 소유자가 철거를 구하는 경우 무조건 이에 따라야 한다면 사회제적으로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법정지상권 제도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하였다가 나중에 그 소유자를 달리하게 되는 경우 법률의 규정에 의해서 건물 소유자가 토지에 대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을 말한다.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토지소유자의 요청에 따라서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바, 이는 건물소유자에게 너무 가혹할 뿐만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한 경우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법률의 규정이 없더라도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하고 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하였다가 매매 기타 원인으로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등의 특약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는 관습법에 의하여 등기 없이도 당연히 취득하는 지상권을 의미한다.

 

판례를 통해서 관습법으로 확인된 것이다. 즉, 같은 사람의 소유에 속하는 토지와 가옥이 매매에 의하여 각각 그 소유자를 달리함에 이르렀을 경우 그 가옥의 매매에 관하여 특히 가옥을 헐고 이를 철거할 합의가 보이지 아니하는 한 가옥의 소유자는 그 토지 위에 지상권을 취득하고 토지의 소유자는 그 권리에 기하여 가옥의 소유자에 대하여 그 철거를 강요할 수 없음은 일반 관습이라 할 것이다(1960. 9. 29. 선고 4292민상944 판결 : 1966. 2. 22. 선고 65다2223 판결 등).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는 ①토지와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였을 것, ②매각 기타 원인으로 소유자가 다르게 될 것, ③당사자 사이에 건물을 철거한다는 등의 특약이 없을 것 등이다. 토지와 건물이 원시적으로 동일인의 소유여야 할 필요는 없고(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다9075, 9082 판결), 미등기 건물의 경우에는 양수인이 미등기 건물에 대한 소유자가 아니므로 법정지상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다9660 전원합의체 판결).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원인은 매매, 증여, 공매나 경매절차, 공유물분할, 귀속재산의 불하 등으로 처분돼 소유자가 각각 다르게 된 경우를 말한다.

위와 같이 우리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해 왔었던바, 위에서 든 사례를 두고 또다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놓았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7다236749 전원합의체 판결). 과연 우리 사회에서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관습이 있었는지의 여부와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우리 전체 법질서에 부응하느냐의 논쟁이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법은 현재에도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①민법 제185조에서 관습법에 의한 물권의 창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인정 결과 토지 소유자가 소유권 행사를 제한받더라도 이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 없고, ②우리 법제는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을 각각 별개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취급하므로,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될 때 건물의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공익상 필요가 있으며, ③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토지의 사용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약정이 없을 때 보충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것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고, ④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일정 기간만 존속하고, 토지 소유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건물 소유자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는 등 토지 소유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으며, ⑤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에 대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확신이 소멸하였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본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하여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부인하는 반대의견은 ‘우리 사회에 실제로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이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민법 제186조에서 정하는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한 등기주의(성립요건주의), 민법 제305조와 제366조의 제정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관습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확신이 없었음을 알 수 있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사적 자치의 원칙에 반하며,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고, 거래의 안전과 법적 안정성을 해치며,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사회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리며, 따라서 현재에 이르러 이러한 관습법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법적 확신은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도 반하므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종래 판례는 모두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 대법원은 토지와 건물을 다른 부동산으로 보고 있는 이상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 무조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서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유효함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을 이유로 토지인도와 건물철거를 거부하는 피고들의 주장은 타당한 것이다.

 

[출처]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의 소유였다가 그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인정돼 건물을 철거할 필요가 없다|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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