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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2022-05-24 16:34:23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343   |   추천  102

“여성 과학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

 

주성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미국의 역대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1933~2020)는 성평등과 소수자 인권에 평생을 바친 ‘소수의견의 대명사’로 불린다. 생전 긴즈버그는 “여성 대법관은 몇 명이 적당한가(When will there be enough women on the Supreme Court)”라는 질문에 “(9명 중) 9명”이라 답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대법관 전원이 남성이었을 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잖아요.”

국내 최초의 여성 과학기술인 전문단체인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이하 KWSE) 회원 2000여명 중 70%는 박사학위 소지자다. 이공계 박사 여성이 이렇게 많은 단체는 보기 드물다. 각 분야에서 연구소, 대학, 산업체, 정부 등 기관별 대표급 여성은 다 모인 셈이다. 하지만 주성진 KWSE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국내 어느 필드든 여성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채용목표제에 그치지 않고 보직목표제가 필요한 이유죠. 여성 보직자 비율이 여성의 승진, 재직, 채용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라야 우수한 여성 과기인이 경력단절 없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롤 모델이 되는 여성 보직자가 많아야 이공계 여학생들이 취업 후 실생활에서 선배들을 보고 배울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

주 회장의 말에서 긴즈버그가 남긴 명언을 다시 생각한다. 국적도 직업도 나이도 다른 이들의 바람은 꼭 닮아 있다. 그것은 대법관이 모두 여성이어도 이상하지 않고 이공계에서도 여성 고위직을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이 제약 없이 꿈을 펼치는 세상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지만 우리는 아직 여성이라는 성별이 어떤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주 회장 역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 공채 1호 여성 연구원이다. “여자가 무슨 총을 만드냐”는 편견을 실력과 소통으로 극복하며 34년간 우리나라 국방기술 발전에 헌신해왔다. KWSE에서는 1993년 창립회원으로 시작해 올해 1월 제14대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 여성의 리더십이 만드는 과학기술과 미래

KWSE에는 생명과학, 보건의료, 화학, 지구과학,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과기인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원 특성상 회원의 2/3 이상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소속이다. 이공학 전공자로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여성 과기인이면 회비를 내고 정회원이 될 수 있다.

주 회장은 KWSE의 가장 큰 성과로 ‘과학외교’를 꼽았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 60개국 여성 과기인이 활동하는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INWES)의 회장국이다. KWSE는 이곳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네트워크(APNN)를 창립해 활동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여성과학기술인융합학술대회(BIEN), 한국-미국-캐나다 여성 과학자 글로벌 웨비나 등 활발한 학술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유럽으로 그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 이공계 유학생을 지원하는 ‘스마트시스터(Smart Sister)’ 프로그램 또한 KWSE의 주력 사업이다. 차세대 여성 과기인 육성에 앞장서는 국제적 기여자로서 KWSE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여성 과기인을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KWSE는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에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정책을 제시한다.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대전광역시와 함께 진행하는 초중고 과학탐구교실은 타 지자체도 부러워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KWSE에 소속된 ‘엄마 과학자’들이 관내 학교를 찾아 각종 과학상식을 쉽고 재밌게 알려준다. 강연비는 연 1억원의 시 후원금에서 지급한다. 대덕연구단지라는 인프라를 갖춘 대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밖에도 KWSE는 대덕연구단지 내 2곳의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설치, 단지에 근무하는 유자녀 연구원들의 육아 걱정을 덜어주는 데 기여했다.

KWSE는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주 회장은 취임 직후 KWSE의 기존 7개 위원회에 2개를 신설했다. 하나는 30주년기념특별사업위원회, 또 하나는 회원활동위원회다. 서른 살이 된 KWSE의 비전, 정관, CI, 슬로건을 현 시대에 맞게 재정비할 계획이다. 회원활동위원회는 조직이 커지면서 그간 미처 돌아보지 못한 회원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들었다. 조직뿐만 아니라 인력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실무위원들이 최대한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할 수 있게 구성원 절반을 전 소속과 다른 위원회로 재배치하고, 오랜 시간 KWSE에 몸담은 잔뼈 굵은 원로들을 각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모셔 신구 회원이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주 회장은 향후 여성과학기술인회관(가칭) 설립을 목표로 임기 동안 기초 조사에 착수하려 한다. 여성 과기인이 퇴직 후에도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만남과 행동의 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비용은 물론 부지 선정부터 건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고려할 사항이 많아 길게 내다보고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이다. KWSE가 다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지금 “더 많이 움직이고 생각하고 교류하는 회장이 되겠다”는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확고했다.

 

 



 

 

 


“여성이라는 핸디캡은 거꾸로 가는 장점”

주 회장은 딸만 다섯인 집의 셋째로 태어났다. ‘성진’은 손자를 간절히 바랐던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이다. 고교 1학년 때 이미 모교 백남장학생에 선발돼 입학 후 4년간 등록금 한번 내지 않고 학교를 다녔다. 석사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우연히 ADD 채용공고를 본 그는 지원자격이 ‘~인 남자’에서 ‘~인 자’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저없이 원서를 넣었다. 1989년 ADD가 공채 지원자격을 남녀 모두로 확대한 첫해, 주 회장은 78명의 입사 동기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2022년 현재 ADD에 근무하는 4000여명 중 여성 연구원은 약 220명으로 5%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입사 후 주어진 첫 업무는 자주포의 사격 정확도를 계산하는 일이었다. 무기 개발부터 시작해 ADD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전 세계를 돌며 해외 국방연구기관과 국내 연구원 간 공동연구 기회를 마련하고, ADD 산하 민군협력진흥원 국방기술사업부장을 맡아 스핀오프(spin-off·군용 기술의 민간 이전) 과제를 수행했다. 오늘날 일상에 필수가 된 GPS, 인터넷, 레토르트 용기가 대표적인 스핀오프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물 밑에서 음파로 대상을 탐지하는 잠수함용 소나(SONAR) 기술이 삼성메디슨 초음파 의료장비에 적용된 바 있다.

대덕연구단지에서도 손꼽히는 ADD의 여성 친화적 근무 환경은 주 회장이 남긴 또 하나의 공적이다. “한번은 화장실에 갔다가 숨어서 간식을 먹는 후배 여직원과 마주쳤어요. 임신한 친구라 영양 보충이 필요한데 사무실에서 먹기는 눈치가 보이고, 쉴 곳이 마땅치 않았던 거죠. 10년 전 나도 그랬는데 현실은 그대로더라고요. 그 길로 소장님을 찾아가 모성보호실 설치를 건의했어요. ‘소장님의 딸이고 며느리라면 그냥 두시겠습니까. 몰라서 못 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해줍시다.’ 지금은 저도 다 못 셀 정도로 모성보호실이 많아졌어요.”

 

ADD 여성 연구직과 행정직이 한데 모인 ‘여성개발위원회’를 발족한 것도 그다. 주 회장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만든 여성 친목회를 정식 의결기구로 발전시킨 것이다. 현재 6기를 맞은 이곳은 ADD 내 주요 의제에 여성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 회장이 이끈 변화는 담장을 넘어 대덕연구단지 곳곳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여러 정출연에서 ADD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모성보호실과 여성개발위원회를 도입했다.

34년 전 주 회장 홀로 걸어야 했던 길, 그의 발자국을 이정표 삼아 이제는 수많은 후배 여성 과기인이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선배님은 안 힘드셨나요?” 누군가 물으면 그는 이렇게 답한다. “힘들었지. 하루에 연구소 열두 번은 그만뒀다.” 그러면서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위기가 기회다’, ‘일단 한 번 해보자’.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태도다.

“여성이라는 핸디캡은 거꾸로 가는 장점이에요. 눈에 띄기 때문에 오히려 남자보다 먼저 발탁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단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으려면 몇 배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요. 여자는 130점을 해야 남자 100점과 같아요. ‘이건 죽어도 못해’가 아니면 일단 해보세요. 눈앞의 과업을 위기가 아닌 내 선택의 결과라 생각하면 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노력할수록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나를 보게 될 겁니다.”

글=최윤원 기자

사진=이봄이 기자

 

[출처] 주성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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