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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메가스터디 생명과학 강사 2021-12-21 14:21:07
작성자  동문회보 webmaster@hanyangi.net 조회  1065   |   추천  24

열정 학생운동가, 최다 수험생이 선택한 스타 강사로

 

백인성 메가스터디 생명과학 강사




 

지난달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막을 내렸다. 2년째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51만 수험생이 사상 첫 문·이과 통합 수능을 치렀다. 출신 대학이 취업과 성공을 좌우하는 대한민국 학벌사회에서 수능의 의미는 남다르다. 일년 중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대학이 결정되는 수험생에게 성적 향상의 지름길을 알려주는 사교육 강사란 은인과 같은 존재다.

현 메가스터디 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 강사인 ‘백호’ 백인성 동문은 생명과학 수험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1타(1등 스타) 강사’다. 1996년 모교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다 2000년 학원가에 입성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인터넷강의(인강) 업계에서 현역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는 그를 만났다.

백 동문이 입학한 1988년은 학생운동이 한창이었다. 모교를 비롯해 각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수많은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백 동문도 그중 하나였다. “평소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았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좋아했어요.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고요. 입학 첫해부터 학생회에 들어가 열심히 학생운동을 했죠.”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운동권이 전보다 위축되자 백 동문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외주를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공정연구소에서 4년간 일했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승승장구하던 백 동문에게 위기가 닥쳤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거액의 빚까지 생겼다. 하루빨리 돈을 벌어야 했지만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 그에게 학원 강사의 길을 열어준 것은 3살 터울 형이었다. 백 동문의 형 백인덕 씨는 일찍이 강사 생활을 시작해 화학 과목에서는 알아주는 입시 강사였다. 동생의 뛰어난 언변을 눈여겨본 형은 어려운 개념도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는 학원 강사가 백 동문의 직업으로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했다.

“집안에서는 형제가 둘 다 강사를 하는 것에 반대가 심했지만, 형의 제안을 듣고 신중하게 고민하다 퇴사 후 바로 학원 강사를 시작했어요. 강사명을 ‘백호’로 바꾸고 담당 과목을 생명과학으로 정한 것도 형의 조언이었죠.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두 가지 꼽으라면 하나는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한 것, 또 하나는 학원 강사로 직업을 바꾼 거예요.”



백 동문은 2000년 12월 강의를 시작해 올해 22년차를 맞은 베테랑 강사다. 서울역 대일학원과 노량진 한샘학원에서 현장 강의로 경험을 쌓고, 2004년 메가스터디 인강에 진출하면서 스타 강사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비타에듀를 거쳐 2010년부터 10년간 이투스에 있다가 작년 말 메가스터디로 돌아왔다. 백인덕 강사와는 이투스 시절 ‘백브라더스’라는 브랜드로 화학과 생명과학에서 형제가 나란히 최다 수험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그는 꼼꼼하고 깔끔한 강의 스타일과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다. 일명 ‘섬개완(섬세한 개념 완성반)’으로 불리는 시그니처 강좌는 고3과 N수생뿐만 아니라 수능 생명과학을 처음 공부하는 고2까지 많은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그가 집필한 2022학년도 개념서는 약 7만3000권이 팔려나갔다.

 

올해 생명과학Ⅰ을 응시한 14만여 수험생 중 5~6만명은 이 책을 참고했을 것으로 백 동문은 분석했다.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논리와 흐름을 갖고 개념을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학생들이 마음만 먹고 공부하면 두 달 만에 완강할 수 있고 최소 3등급까지는 보장하는 개념서입니다.”

백 동문은 모교 과 학생회와 총학생회에서의 경험이 체계적인 강의 스타일과 커리큘럼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목표를 세우고 실행 방안을 기획하며 이를 위한 기반을 닦는 일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한다. 그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대중의 요구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이념만으로는 대중을 설득할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모든 힘과 지혜는 대중으로부터 나온다’는 모토로 지금도 틈만 나면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받아요. 설문조사나 Q&A 게시판을 통해 요구사항을 듣고 강의에도 적극 반영하죠.”

오랜 강사 생활에서 가슴 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그를 거쳐 간 수많은 학생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시각장애가 있는 여학생과 그 어머니였다. 모녀는 늘 150명 규모 강의실 정중앙에 앉아 백 동문의 수업을 들었다. 어머니가 강의 내용을 모두 필기한 다음 집으로 돌아가 점자책을 만들면 딸은 그걸로 복습을 했다. 백 동문은 모녀를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중에 그 친구가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현장 강의를 할 때니 꽤 오래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가끔 학생들에게 자극이 되라고 들려주는 에피소드 중 하나예요.”

대입 인강업계는 세대 교체가 빠르다. 1타 강사들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역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직과 재투자를 통해 실력을 키운 젊은 강사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1타 강사의 자리를 유지 중이다. 탐구영역 과목은 국·영·수에 비해 세대 교체가 덜한 편이라고 그는 말했지만, 치열한 업계에서 20년 이상 살아남는 건 실력과 노하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각종 매체에서 적지 않은 출연 제의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스스로에 취해 자칫 나태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원칙, 그 덕분에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백 동문은 생각한다.

백 동문은 내년 수능 대비 개념 강의를 마쳤다. 23학번이 될 수험생과 함께 또 한 번의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은퇴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말을 아꼈다. 아직은 학생들을 위해 좀 더 강단에 설 생각이다. “인생 1막은 엔지니어로, 2막은 강사로 살았는데 3막은 시간을 두고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교육계를 떠나 제가 쌓은 지식과 자산을 베풀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요.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런 말이 있죠. ‘Seize the day’.”

글=김하은 학생기자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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