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는 나와 가족, 사회를 위한 장기적 투자”
이상현 (주)태인 대표이사
코로나19로 인해 올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하다. 숙박, 음식점, 관광, 여행 등 업종과 직종을 가리지 않고 가까운 지인들의 휴업과 휴직, 실직 소식과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꽁꽁 얼어붙어버린 한국 경제와 사회 분위기가 체감되는 요즘이다. 그러나 차가운 코로나19 한파 속에서도 따뜻한 나눔으로 희망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나와 우리를 위한 투자인 기부를 통해 사회의 선순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상현 (주)태인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LS그룹의 3세 경영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20대 군 복무 시절 월급으로 월드비전 아동 지원 프로그램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나눔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굿네이버스에서 에티오피아 아동을 후원하며 직접 현지 지역본부에 방문해 후원 아동을 만나 소원을 들어주기도 했다. 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석사를 마치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작년 10월 이 대표는 기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합리적이고 깨끗한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자 ‘대한민국 기부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이 책은 그의 다양한 기부 경험과 철학, 기부 방법과 기관, 세무처리 방법 등을 담은 기부 안내서다.
사실 기부는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지하철역 구세군 종소리를 들으며 모금함에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TV 속 국제구호단체와 아동기관이 전하는 안타까운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며 후원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한데 막상 우리가 기부한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기부할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이 대표는 이러한 기부의 현실을 단호히 역설한다. 그에게 기부란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다.
사람들이 기부를 망설이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이렇게 적은 돈을 기부해도 될까’ ‘기부는 부자들이 고액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걱정 때문에 선뜻 기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대표는 기부의 가치는 금액의 크기와 무관하다고 말한다. “밤하늘의 별들이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똑같이 자기 자리에서 빛나듯 기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의 기부철학이 담긴 기부금이라면 똑같이 가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액기부, 재능기부 등 기부에도 다양한 길이 있음을 강조했다. “마음을 담은 모든 것이 다 기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기부하다 보면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해질 것이고, 우리 사회 전체의 품격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기부예찬론자가 된 것 같습니다.”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일회성, 소액기부가 늘고 정기적 기부는 줄어든다. 작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탓에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시대가 어려워질수록 기부의 힘이 더 커진다”며 지속적인 기부를 독려했다. “국가의 복지제도와 법에는 사각지대가 있고, 그 안에는 힘들어하는 이웃이 있습니다. 이런 이웃들은 사적인 기부 영역에서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금 모으기 운동처럼 사회가 어려울 때 함께 극복해나가는 보람과 아름다움, 자긍심도 무시할 수 없죠.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기부는 꼭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부는 기부하는 사람, 기부를 돕는 사람, 기부를 받는 사람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선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좀 더 행복한 사회를 위해선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되어야 합니다. 술자리에서 영화, 취미 같은 이야기와 함께 기부가 일상적인 대화거리 중 하나가 되는 모습,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요.”
글=윤만길 학생기자
사진=이봄이 기자
[출처] 이상현 (주)태인 대표이사|작성자 한양대동문회보